아침이라는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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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라는 콘텐츠


<아침> 매거진의 발행인 윤진에게 아침은 하루의 출발이자 목표가 되는 시간이다.



시작은 시리얼이다. 우유를 부어 먹는 말린 곡물. 켈로그나 포스트 같은 브랜드로 익숙한 아침 대용식이다.


“뉴욕에 있을 때 아침거리를 사러 마트에 갔다가 시리얼 패키지에 반해 사서 모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샀으니 내용물을 먹어야 하고, 먹다 보니 블로그에 리뷰를 남겼는데 맛뿐 아니라 시리얼을 먹으면서 든 이런저런 생각도 쓰고. 이렇게 해서 지금 <아침> 매거진에 싣는 시리얼 에세이가 나온 거예요.”


<아침Achim> 매거진은 아침에 관심을 갖고 있던 윤진 씨가 지인들에게 매거진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오직 내게만 집중하는 아침을 보내고 남은 영감’이 주제다. 타블로이드판으로 1년에 네 번 혹은 세 번 발행하는데 벌써 5년째다. 포토그래퍼와 디자이너, 비주얼 디렉터를 포함해 4명의 구성원이 힘을 합쳐 만든다. 각자의 직업과 별개로 재미있는 걸 해보자고 벌인 일인데 지금은 서로에게 좋은 포트폴리오가 되고 있다. 아트북페어인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꾸준히 참가하는 한편 도쿄 아트북 페어에도 참가하면서 다이칸야마의 쓰타야 서점에 입점하는 기회도 얻었다. 기획과 글 그리고 발행인을 담당하고 있는 윤진 씨는 패션 커머스 스타트업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는 6년 차 직장인이다.


“2013년에 뉴욕에서 인터십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를 조금 공부하다가 미국에 있는 패션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했죠. 13개월 정도 있었는데, 타국에 혼자 있다 보니 아무래도 스스로를 좀 조였던 것 같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뭔가 하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한 거죠. 아침 시간이 ‘부지런’이라는 단어와 연결돼 있잖아요. 아침에 저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서 알차게 생활하려고 애쓴 시기였는데 저랑 잘 맞았어요.”




아침에 일어나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했다. 주제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과 전날 본 영화와 책, 그리고 그날 먹은 아침밥. 이때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아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뒤로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런 생활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원래 일찍 일어나는 편이긴 하지만 시간에 큰 의미를 부여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오롯이 혼자가 되니 하루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더군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데 그게 콘텐츠가 된 거예요. 사람마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능률을 높일 수 있는 시간대가 따로 있는데 저한테는 아침인 거죠.”


그의 아침은 5시 30분에 시작된다. 일찍 일어나서 출근 시간인 10시에 맞춰 집을 나서는 8시 30분에서 9시까지 3시간 남짓한 시간을 확보한다. 눈을 떠서 30분 정도 워밍업을 하고 1시간 정도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등 <아침> 매거진과 관련한 일을 한다. 이후 1시간 정도 요가를 하고 아침을 먹은 다음 집을 나선다. 회사에 가는 길에는 근처 우체국에 들러 전날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받은 매거진과 굿즈를 발송한다. 매일의 루틴이다.


“저한테 아침은 나를 관찰하고 알아가는 시간이에요. 조용한 새벽에 들리는 소리는 전부 내가 만들어내는 소리고, 모든 행위가 나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기 좋은 시간이죠. 제가 독립한 것도 사실 이런 시간을 더 확보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충분히 회사에 다닐 만한 거리에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이 있고 부모님과 지 내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보다는 저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했어요.”


윤진 씨가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이유는 자신에 대해 잘 알기 위해서다. 자신을 잘 파악해야 일상에서 쉽게 행복을 찾고 더욱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룸 디퓨저의 향이 거슬린다는 걸 제가 깨달아야 그걸 치울 수 있잖아요. 좋아하는 향이 어떤 향인지, 무얼 먹을 때 행복한지 알아야 하는 거죠.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 알면 제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테고요.”


영어 공부도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운동 역시 요가원에 다니다가 요가에 익숙해지자 집에서 혼자하기 시작했다. 경제성과 효율을 생각한다. 내가 가진 조건에서 만족과 실용을 찾는다. 그렇게 집은 카페도 되고 일하는 공간도 되고 친구들을 초대해 만나는 자리도 된다. 밖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집에서 좋아하는 요리를 나눠 먹으며 공간의 활용도를 최대한 높인다. 그가 아침 시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휴일에는 느긋하게 릴랙스하는 시간을 가져요. 일어나는 시간이 평일과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30분에서 1시간은 여유를 갖죠. 아무래도 휴일은 회복하는 시간으로 써요. 주말엔 친구를 만나거나 데이트를 하더라도 익숙한 동선 내에서 움직이죠. 물론 동행하는 상대의 만족이 제게 기쁨이 되니까 배려도 하지만요.”


전제는 아침 시간이다. 당연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시간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회사의 출근 시간을 지키는 것과 아침 시간을 지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루틴’을 항상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좋아해서 밤늦도록 모임이 이어지면 다음 날 지장이 있어요.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해요. 아침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스스로 절제하는 연습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아침을 시작하는 다른 방식을 마련해두기도 했고요.”


충분한 아침 시간 확보에 실패하더라도 아침밥을 거르는 일은 없다. 값싸고 시간을 벌어준다는 면에 만족해 선택한 시리얼이 이럴 때 도움이 된다. 주말이면 팬케이크처럼 열을 가해서 조리하는 음식을 아침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시리얼을 먹는 습관은 뉴욕에서 생겼지만, 사실 아침을 꼭 챙겨 먹는 습관이 든 건 부모님의 영향이다.


“아버지가 아주 일찍 출근하시기 때문에 먼저 드시고, 나머지 가족은 각자 아침을 먹었어요. 함께 먹지는 않았어도 아침은 꼭 먹었죠. 저는 엄마와 대화하는 걸 좋아해서 엄마와 함께 먹으려고 애썼어요. 엄마가 일찍 주무시니까 따라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 거죠. 학생 때는 엄마가 영양소를 따져 한식으로 챙겨주는 아침을 먹었지만, 그 시기가 지나니 아버지는 식빵 두 쪽을 피넛 버터와 딸기잼을 발라서 드세요. 엄마는 샐러드를 접시에 수북하게 담아 드시고요. 지금 우리 가족의 아침은 과일, 샐러드, 빵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아요.”


아침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식탁에 둘러앉아 출근하는 아버지가 숟가락을 먼저 들기를 기다리거나 하는 아침 풍경은 아니었다. 오히려 각자 움직여야 하니 ‘연료’를 채우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 윤진 씨가 아침을 챙겨 먹는 것은 일종의 ‘가족 DNA’ 같은 것이다.






“저는 밤에 뭔가를 먹지 않아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면 저녁을 일찍 먹어야 하거든요. 그러면 12시간 정도를 공복 상태로 있는 셈인데, 이렇게 배고픈 상태에서 아침을 맛있게 먹는 게 좋아요.”


아침밥을 위한 허기 그리고 아침을 위한 밤. 밤에 허기지면 아침밥이 맛있다는 당연한 사실과 이를 위해 실천하는 행위는 아주 쉽게 행복을 얻는 태도일 수도 있다. 그가 만드는 <아침> 매거진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영감도 이런 것일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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