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어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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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어묵은 없었다

흔한 도시락 반찬 취급받던 어묵이 아니다. K-푸드를 선도하는 어묵이다.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서 1953년에 삼진식품가공소로 문을 연 삼진어묵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회사다. 60년을 훌쩍 넘기는 사이 시장 초입에서 어묵을 만들어 팔던 어묵 공장은 이제 어묵을 먹는 문화를 수출하는 회사가 됐다. 2012년에 매출이 40억원이던 것이 2015년에는 5백억원, 지난해에는 1천억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우리가 언제부터 어묵을 이렇게 많이 먹었나 의아해진다. 어느새 어묵 강국이 된 한국을 이끄는 삼진어묵의 변화를 만들어 낸 박용준 대표를 만났다. 미국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공인회계사로 일을 시작하려던 그는 직장 생활 경험도 없이 아버지 회사를 이어받더니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회사가 갑자기 이렇게 폭풍 성장한 비밀이 무엇인가? 삼진어묵 얘기를 하면 모두 궁금해한다. 누군가 삼진어묵에 성장 동력이 될 크리에이티브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했는데 그런 사람이 없었다. 거창하지만 단순히 어묵을 팔 보다는 소비자에게 크리에이티브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삼진어묵에서 2012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온라인 사업을 시작한 것이 큰 전환점이다. 기존 상품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핵가족 시대에 맞는 상품이나 온라인 판매용 상품을 만들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당시 생산 중이던 18개 상품을 카테고리화하고 색깔별로 구분한 다음 모아서 ‘무지개 세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 회사는 그때까지 B2C(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비즈니스)는 해본 적 없었다. 항상 어묵 50개들이 벌크 상품을 끈으로 묶어서 ‘부산어묵’이란 이름으로 시장에 납품했다. 수동 포장 기계를 갖추고 어묵을 색깔별로 포장해서 팔았는데, 그게 대박이 났다. 2012년의 일이다. 이 일을 기점으로 미국에서 공부하며 익숙해져 있던 소셜 커머스 회사인 그루폰Groupon을 직접 찾아가 쿠폰을 판매하고 싶다고 했다. 어묵을 온라인으로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1만원짜리 쿠폰을 6천원에 팔았다. 수수료를 제하면 남는 게 전혀 없었지만 시도했다. 2억원어치를 단 열흘 만에 팔았다. 지금은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기간이면 2주에 14만 건 정도의 세트 주문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온라인 판매에 이어 어묵 베이커리를 성공시킨 것인가? 그렇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된 건 아니다. 당시에는 삼진어묵이란 이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도 ‘어묵1번가’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었다. 같은 이름으로 전통시장에 오프라인 매장도 몇 군데 열었다. 그런데 다 잘 안 됐다. 다른 컨셉트가 필요했다. 어묵 매장을 빵집처럼꾸미고 식재료가 아닌 간식으로 팔면 어떨까 생각했다. 어묵 베이커리라는 컨셉트를 만든 것이다. 나아가 우리 어묵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브랜딩을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이다. 기존 회사 이름이 삼진식품가공소였는데 오랫동안 써온 삼진이란 이름을 쓰기로 했다. 공장을 이전하고 비어 있던 현재 본점 자리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아버지에게 요청했다. 원래는 원룸을 지어 분양하는 건축업자에게 땅을 팔아서 대출 부채를 줄이려던 참 이었다. 어묵 베이커리 본점을 열고 판매를 시작한 때가 2013년 12월이다. 당시 1백억원 규모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9백20억원인 매출 목표를 넘겼다. 현재 국내에 21개, 해외에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당시에는 획기적이던 어묵 베이커리라는 개념이 이젠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다른 어묵 브랜드 숍들도 벤치마킹을 한다. 삼진어묵 본점 매장을 열기 2~3개월 전부터 부산의 다른 어묵업체 사장님들을 모셔서 보여드리고 계획을 공유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어묵업계의 파이가 좀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쟁 업체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지 않는다. 이곳 영도의 봉래시장에서 나고 자라면서 어묵이 싸구려 식재료 취급받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어릴 때는 친구들이 ‘오뎅 공장 공장장’이라고 별명을 붙이고 놀려서 오랫동안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기도 했 다. 그래서 어묵업계가 함께 성장해서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 위생적으로 생산하고 고객 클레임을 줄이자는 얘기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한 때다.


국내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에 해외 진출을 추진한 이유가 있나?  우리 회사로서는 상징적인 매장이 부산역 매장이었는데 임대료 등 여러 이유로 철수하게 되면서 국내시장에 회의를 약간 느꼈다. 앞으로 30년은 더 어묵을 팔 텐데 이렇게 치열하게 노력할 거라면 노력 대비 더 큰 열매를 얻을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해야겠다고 생각했 다. 외국 사람들이 어묵을 잘 몰라서 과연 통할까 의문이 생겼지만,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소개하면 오히려 쉽게 접근할 수 있겠다 싶었다. 발상을 바꾸니 해외시장 진출에 좀 더 편하게 도전할 수 있었다. 


삼진어묵이 현재 진출한 나라는 어디인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렇게 세 나라에 6개 매장을 열었다. 가장 먼저 진출한 나라가 싱가포르로, 비첸향Bee Cheng Hiang이라고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육포를 생산하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비첸향 역시 우리처럼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회사로 95년째 운영 중이다. 비첸향 회장님이 우리 공장을 보고 싶다고 해서 전부 공개해 보여주고 안내한 것이 좋은 인연이 됐다. 미국에 진출하려고 사전 준비를 하던 상황이어서 싱가포르 진출은 비교적 쉽게 진행됐다. 


아시아 3개국에 집중돼 있는 이유가 있나? 미국에는 유통사를 통해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진출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무엇보다 어묵의 형태와 식감이 서양인에게는 많이 낯선 상황이다. 아시아 여러나라에는 국수에 얹어 먹는 피시볼이 있기 때문에 우리 어묵의 식감을 크게 낯설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어묵은 일본이 원조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극복해야 할 지점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이 형태가 유래했지만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본 어묵인 가마보코만 보더라도 술안주용 요리에 쓰거나 고가의 선물 시장이 존재하지만 우리처럼 떡볶이와 함께 먹거나 꼬치 형태의 분식처럼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어묵과 관련한 문화는 확실히 우리 것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해외시장에서도 단순히 어묵을 팔기보다는 어묵을 소비하는 문화로 접근하려고 한다. 싱가포르 매장 등에서 어묵꼬치 같은 것을 파는 이유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처럼 간식이나 다양한 요리로 어묵을 알리려고 준비 중이다. 또 최근에는 한국의 대표 분식인 떡볶이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동반해서 어묵 소비를 늘리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해외에 떡볶이를 수출하는 두끼떡볶이라는 회사와 해외 진출을 함께 논의하는 등 상생의 방법을 모색하며 협업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말 ‘어묵 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어묵 산업을 연간 2조원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감사하게도 좋은 환경을 맞았다. 그동안 해양수산부에서 김을 지원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어묵은 우리의 문화적 배경도 있고 세계적으로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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